둥이79 2023. 11. 26. 16:33

사람을 위한다는 명목의 인공지능이 등장하지만 낯섬, 과학과 정보의 용어 등에서 느끼는 어떤 벽, 인간의 영역을 침범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과 공포. 이미 선입견만으로 인공지능은 논의의 장에 허심탄회하게 서기 힘들다. 하지만 빠른 속도로 인공지능은 대중에게 다가오고 있다. 2023년 초에 막 이야기를 꺼내던 동료들과 이제는 본격적이고 구체적인 논의를 해야했다. 채 1년이 가기도 전에.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내가 어릴 때 아버지는 불과 칼을 먼저 주셨다. 일부러 그러신 게 아니라 캠핑에 가서 자연스럽게 버너에 불을 붙이고, 뭔가를 썰어야 했던 것 같다. 20여년 전, 야영수련지도자연수에 가서 끈을 묶고, 텐트를 치고, 불을 켜고, 칼을 쓰면서 처음 배웠다. 위험한 도구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써야하는지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고, 그 과정은 아이들을 더 성숙하게 할 수 있다.

먼 얘긴 줄만 알았던 AI를 구체적으로 수업 안에 들여오고, 어떻게 써야할 지 가르쳐야 하겠다는 생각은 사실 그 생각에 같이 한다. AI의 emergent ability(일반적으로 '창발성'이라고 하는, AI의성능이 급격히 치솟는 현상)는 앞으로도 예측하지 못하게 느닷없이 나타날 것이고, 또 아주 많은 변화들이 신속히 일어날 것이다. 이것에 대해 다음 세대의 이해, 숙지 및 가치관의 확립을 돕는 것이 지금 교육 현장이 당면한 과제가 아닐까. 

창작과비평 가을호의 '사람을 위한 인공지능을 만들어나가려면' 강수환님의 글을 읽으며, 무릎을 친 부분이 있었다.
AI를 대다수가 기술로 접하겠지만, AI의 개발에는 '광물'과 같은 물질적 조건이 필요하다. 광물 채굴 과정에 인도네시아 방카섬의 지하수는 회복 불능 수준으로 오염되고, 광부들은 일주일에 한명꼴로 사망했으며, 콩고에서는 아동들이 채취노동에 동원되고 있다. AI에 관한 다원적인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기 위해 시급한 것은 'AI 리터러시를 갖춘 대중의 존재'이다.

당연히 교육이 그 논의를 함께 하기 위해 시작되어야 겠다. 'AI 리터러시'를 갖춘 미래 세대에 대한 교육이 더 다양한 관점으로 AI 윤리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