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이 깊어간다
일년의 시간을 고스란히 담은 교실
단 하나가 빠져 텅 빈 교실
추운 복도에 서서 조용한 교실을 보듯
헤어짐을 위한 짧은 만남을 남겨둔 그 교실을 보듯

겨울이 다가온다
아이는 드디어 학교를 가고
혼자 들어서면서 깨닫는다
이번 한 해는 여기였구나
단정함과 부산함 사이 어디쯤
텅 빈 대신 마음으로 스며드는 낙엽이 채운 이 곳
아빠이려 하면서 올해도 나는
선생님이고 싶었구나 학생이고 싶었구나
학교가 아니었구나 교실이 아니었구나
그래서 텅 빈 곳이 되는거구나
해마다 가득 차고 텅 비고 다시 채워지듯
고맙게도
또 다시 내게
봄이 오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