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찬
당신은 왠지 모르게 익숙한, 왠지 모르게 응원하고 싶어지는 그런 사람이 있을까? 처음 만났을 때부터? 어느 순간 문득?
우리나라 옛말에 '한 개는 정 없다'는 말이 있다. 그래 한 개는 정 없지. 쿠키도, 관심도, 사랑도. 악담도 한 번은 정이 없는건지 끊임없이 서로에게 악담 세례를 퍼붓는 게 요즘 SNS의 정인 것 같다. 병원에서 수행했던 어떤 연구에서 사람은 직접 당하는 일이 아니더라도 무례한 장면을 보면 수행 능력이 더 떨어진다는 결과를 얻었다더라. 악담도 정이라고 그렇게 많이들 쏟아내는걸까. 보는 것만으로도 피곤한 일이다.
그치만 L의 말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달기만 하면 재미없겠지. 정말 그럴까? 그럴껄?껄껄껄껄
안 겪어봤지만 재미는 없기도 하겠다. 그래도 조금쯤은 덜 쓰고 조금쯤은 더 달았으면.
쿠키 한 개가 두 개가 되는 순간은 언제일까? 꿈과 현실이 만나는 순간은 언제일까? 왠지 모르게 낯익었던 인연들, 왠지 모르게 낯설었던 순간들은 나도 모르게 겪어왔던 경험들이 그 순간에 어쩌다 운명적으로 만나거나 헤어지는 순간이 아니었을까?
꿈을 꾸는 '나'와 꿈을 꾸지 않는 '아이', 그리고 방학 내내 나의 꿈에서, 방학이 끝나기 직전 '아이'의 꿈에서 둘의 인연을 이어준 것 같은 L은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순간에 존재하는건 아닐까?
방학동안 엄마의 쿠키 가게 '쿠키 한 개'에서 일하는 '나'가 방학 시작부터 꿈을 꾸게 된 건 너무나 우연같지만 우리 인생의 많은 변화는 어느 순간 우연히 찾아온다. 복잡계 네트워크에 관한 연구에서는 사람의 인생 전환점이 자기가 주로 관계를 맺고 있는 클러스터가 아니라 오히려 크게 관계없는 다른 분야 사람과의 우연하고도 사소한 기회에서 온다고 한다. 그렇게 운명의 순간을, 우연히 만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그 꿈 속에서의 아이가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쿠키 한 개'에 오게 되는 우연까지.
'아이'는 이사온 곳에서 자기도 모르게 마주한 가게인 '쿠키 한 개'로 홀린 듯이 들어가 쿠키를 산다. '아이'를 이끈 건 정말 꿈이 아니었을까.
'나'와 '아이'의 만남은 사실 꿈과 L이라는 기제가 없었어도 이루어졌을지 모른다. 아니, 둘의 만남 이후 만들어진 허상일지도 모른다. 나는 타인에게 베푼 친절이 조롱과 분노로 다가온 경험에 대한 위로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아이는 L을 허무하게 보낸 죄책감과 아쉬움, 새로운 공간에 대한 막막함과 두려움을 감싸줄 무언가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꿈이든 기적이든 우리 삶에는 위로와 따뜻함이 필요하다.
어찌되었든 알 수 없는 이유로 이어진 '나'와 '아이'의 시간을 흘러갈테고, 지나고 보면 또 알 수없는 경험과 만남들을 이어갈테다. 우리는 그저 살아가고 또 살아갈 뿐. 어느 책인가 니체가 했다는 말을 위안삼아 오늘도 내일도 살아가자.
시인은 언제나 자신 위로하는 법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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