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줄평: 아래로는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위로는 <데미안>을 떠올리게 하는 <데미안>의 대한민국 청소년판!! (예스24 리뷰 및 상품 링크)
새롭게 가족이 됐고 가까워지고 싶지만 어딘지 어색한 언니, 열다섯살 많은 다희의 세번째 유산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워주기 위해 시작한 짧은 거짓말은 점점 더 살을 보태 다온은 죄책감과 불안함의 늪에 빠져만 갑니다. 거짓말을 하면 항상 나쁜 일이 생기는 징크스까지 있기에 더욱 불안한 다온은 우연히 정체모를 ‘거짓말 무덤‘의 초대장을 받고 고민에 빠집니다.
다온은 과연 ’거짓말 무덤’에 가입하게 될까요. 다온의 거짓말은 과연 성공할까요. 그 곳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며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이 될까요 새드엔딩이 될까요.
서로가 진짜 누구인지 모르기 때문에 자유롭게 드러낼 수 있는 거짓말 무덤의 ‘장’, ‘쿠쿠‘, ’웬디‘, ’캡사이신‘, ’복숭아‘는 소란스럽게 비밀을 나누며 서로의 위로가 됩니다. 누군가는 선의의 거짓말을, 누군가는 미움의 거짓말을, 누군가는 괴로움의 거짓말을, 누군가는 상처의 거짓말을, 누군가는 외로움의 거짓말을.
이 거짓말들은 과연 어디로 흘러가게 될까요. 거짓말을 공유함으로써 위로받은 아이들은 밝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아니면 각자의 감정을 키워 더 비뚤어지게 될까요. 거짓말과 진실, 약점에 대한 공격과 방어 사이에서 아이들은 위로받기도 하고 상처받기도 하고 방황하기도 하면서 나아갑니다.
마음에 오래 품은 소원은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된대
1998년 영화 <찜>에서 좋아하는 누나와 가까워지기 위해 여장을 한 준혁(안재욱)의 대사입니다. 거짓말 무덤의 구성원이 품은 거짓말은 모두 마음에 오래, 그리고 깊게 품은 것들입니다. 그렇게 소원과도 같은 거짓말들은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될 수 있을까요.
재촉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잘 알았다.
모든 것엔 때가 있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서원의 그 ‘때‘가 될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고 무의식 중에 기대하고 있었다.
<소란한 비밀>은 작은 거짓말로 더 큰 거짓말의 늪에 빠져드는 에밀 싱클레어가 데미안의 도움으로 늪에서 벗어나며 성장하는 이야기, <데미안>이 떠올렸습니다.단순히 거짓말이라는 소재를 넘어 <데미안>의 핵심 상징인 모순의 공존을 뜻하는 ‘아브락사스’ 또한 거짓말 무덤 구성원들이 품고 있습니다. 타인을 위한 선의 속에 나를 위한 이기심, 싫은 마음 속에 너무나 좋아하는 마음, 미운 마음 속에 연민의 마음. 거짓말 무덤의 구성원이 공유했던 그 ‘때‘부터 힘들지만 ‘이해‘와 ’성장‘, 그리고 그것을 위한 ’용기’가 시작되고 나아가는 시간 속에서 이런 질문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사람은 언제 진실을 말할 수 있을까요. 모든 솔직함은 좋은 걸까요. 나쁜 솔직함도 과연 존재할까요. 솔직함은 언제 어떻게 사용될 때 좋은, 혹은 나쁜 것이 될까요. <소란한 비밀>은 왜 다온의 이야기로 시작하는걸까요. 사람이 하는 말과 생각은 정말 나의 진심일까요. 그리고 내가 믿는만큼 순수한걸까요.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은 늘 힘이 들었다.
그러나 솔직함은 거짓말보다 힘이 셌다.
한걸음이 없으면 두걸음, 세걸음, 먼걸음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처음부터 솔직하게 말하는 것도 좋겠지만 거짓말이라는 늪 속에서 용기를 얻기도 합니다. 거짓말일지언정 ’진심’이라고 믿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서 결국 진짜 ‘진실’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거짓말이 있기에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거짓말은, 그리고 비밀은 때로 ‘용기’를 주게 되니까요.
강은지 작가의 글은 간결하고 깔끔합니다. 그 속에서 인물들의 감정과 장면을 눈 앞에 그려내듯 드러냅니다. 쉽게 읽혀서 가독성이 좋고 그 안에 드러나지 않은 많은 이야기가 있어 곱씹게 됩니다. 다음 번 강은지 작가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마음으로 <소란한 비밀>에서 빠져나옵니다. 이렇게 소란한 리뷰와 함께. ^^ 강은지 작가의 글은 그의 소설 속 문구처럼 아래와 같이 읽으면 참 좋다는 생각이 드는 글이었습니다.
도시는 너무 밝으니까. 어두워야 별이 잘 보이잖아. 그리고 사람들은 그렇게 오래 하늘을 보지 않는대.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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