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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생각

[감상글][문학과 사회](132 2020년 겨울) 시 '아바타를 떠나며'

아바타를 떠나며

마종기

  어제는 일찍 나서서 디즈니에 갔었지, 개장 시간에 들어가 계획했던 대로 인기 있는 아바타 쇼 쪽으로 걷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도 놀라 도망치게 일찍부터 관중들이 긴 줄을 섰네. 나도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두면서 한 발짝씩 그 줄을 따라 걸었지. 두 시간을 그렇게 걸으니 몸은 땀에 젖어 늘어지고 다리는 아픈데 내 앞에는 독일어하는 총각과 처녀가 웃고 있네. 드디어 어두운 공간에 도착, 한 사람씩 모터사이클 같은 것에 앉아 입체 안경을 쓰자 안전 때문이라며 내 몸을 기계가 천천히 조여오더군. 그러다 난데없는 큰소리와 함께 눈앞의 장관, 나는 기대하던 아바타가 되어서 거대한 새, 이크란을 타고 판도라 행성의 화려하고 무서운 세계를 빠르게 날기 시작했지.

  판도라 행성은 우거진 숲인데 공중에 수없이 떠 있는 기묘한 섬들 사이로 원시의 공룡 같은 새와 짐승이 사방을 날면서 소리 지르고, 키 크고 꼬리가 긴 원주민 나비Navi족들, 히브리어로는 예언자라던가, 나비족의 유전자와 인간의 것을 결합해 생긴 생명이 바로 아바타라는데 컴퓨터 그래픽으로 보는 아바타는 구원의 길? 신기한 판도라 비행 중 단 한 번 조용히 날개를 멈추고 우리를 위로하는 큰 나무, 모두의 영혼이 살고 수많은 영혼의 씨앗이 날아다니며 나를 감싸는 할렐루야 나무를 본다. 아바타는 분신일 뿐 영혼이 없는 생명체고 나를 대신해 살아 있는 존재라고? 정치가는 상대를 모함해 누구의 아바타라지만 나는 지구라는 행성에서 아직까지 누구의 분신으로 살았단 말인가?

 

  나는 아직도 내가 아니었구나. 이렇게 사는 게 아닌데. 몸과 영혼이 함께 사는 곳으로. 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