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창작자로서 살아가기 위한 삶의 태도는 무엇일까?”
<창작수업>이 시작은 이런 질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변영주 감독은 글 전체에 걸쳐서 ‘나’를 이해하라고, 자기만의 문장을 낚으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글들은 창작자로서 살아온 변영주 감독이 내린 ’답‘이 담겨있었던 것 같습니다. 변영주 감독의 답을 따라가면서 때로는 끄덕이고 때로는 가로젓는 시간이 쌓이더라구요. 그런 시간을 쌓아가는동안 자연스럽게 변영주 감독의 질문으로 시선이 옮겨갑니다. 변영주 감독이 자기만의 호수를 만들고 문장을 낚으라고 권했듯 우리가 변영주 감독의 ‘답’에 머물러 있거나 알게 되는 것은 크게 중요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와 다른 생각들이 있지만 “창작자로서 살아가기 위한 삶의 태도는 무엇일까?”, “우리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할까?”와 같이 변영주 감독이 던졌던 질문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적극 공감합니다.
# 인생의 질문을 만들고 기억하세요
우리가 각자 인생의 질문을 만들고 기억해야 하는 이유가 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답‘은 내가 어느 순간 도달한 곳일 뿐이지요. 우리 인생은 거기서 멈춰있지도 않고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글 속에서 만난 내용들처럼 독립영화, 다큐의 의미나 방식이 변해왔듯 내가 가만히 있어도 사회가 변하면 우리의 위치는 달라집니다. 그러니 우리는 계속해서 변해가야하고 ’답’에 천착하게 되면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공간을 이해하기도 쉽지 않으며 변해가기도 어렵겠지요. 또, 다른 답을 가진 사람을 이해하기 어려워지지 않을까요.
‘문제’란 내가 바라는 지점과 현재 지점의 차이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답’은 그 두 지점을 잇는 해법이겠지요. 그런데 문제가 존재하려면 내가 바라는 지점, 방향이 무엇인지 알아야할 겁니다. ’나는 어디로 가고자 하는가‘와 같은 질문이 바로 ’문제’로 이어지고 ’답’으로 가는 출발점일 수 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요.
기껏 찾아낸 답이 아니라 질문을 꼭 기억해야 하는 이유도 질문에 따라 답도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고, 계속해서 변할 수 있는 ‘유연함’을 갖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로부터 나를 이루는 우리, 내가 변해가는 와중에 ’나’와 ‘우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가 존재하는 언어로 존재하지 않는 깊이를 보기 위해 탄생했다고 노래한 최영미 시인의 말을 빌자면 ‘질문이 바로 시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질문은 내가 가지지 못한 지식과 언어로 내가 가질 지식과 언어를 추구하는 출발점이자 도착점입니다.

노벨 문학상 수상한 파블로 네루다가 <질문의 책>을 쓴 이유 중 하나가 시와 질문의 공통점 때문은 아닐까요.

문제를 파고들수록 더 어려운 문제에 마주하게 되겠지만 그게 바로 사는 재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 문득 몇 년동안 나의 질문이 변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다시 한 번 움직여야할 때가 됐음을 의미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을 살면서 끝까지 질문이 변하거나 구체화되거나 더 넓어지는 인생을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즐거울까요.
내 인생의 질문을 기억하는 것. 그게 바로 ‘연대‘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그런 의미에서 질문하기를 공동체에서 민주적인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의미짓고 질문하는 법을 쓴 <한 가지만 바꾸기>(수업에 관한 책이지만 문제인식이 저는 너무 좋아서 누구나 한번쯤 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맥락없는 질문으로 이어썼지만 문득문득 현학적인 <질문의 책> 추천합니다.
+ 타인을 나와 같은 한 명의 사람으로 인식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신 우투리구슬 님께 영화 <컨택트> & 소설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추천합니다. ^^ 외계인도, 외계인의 언어도 바로 그런 연대의 출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것이 가능한 주인공이기에 가슴 아프지만 의미있는 미래도 수용하고 살아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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