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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 이야기/ㅅㅌㅅㅌ 이야기

[샘일기][ㅅㅌㅅㅌ]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녹색불이 될 준비

  “사적인 건데 물어봐도 돼?”
  슬기로운 의사생활 9화 익준이 겨울의 남자친구 직업이 무엇인지 묻기 전 한 말이다. 아이들과 교사가 처음 만날 때 아이 마음의 신호등은 아마 노란불이 아닐까. 신호등과 다른 점은 아마도 아이들 마음이 빨간불일 수도 있고 녹색불 일 수도 있다는 것? 신호등 체계의 노란불은 녹색불이 될거라는 알림이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다. 빨간불에서든 녹색불에서든 노란불이 들어올 수 있다. 노란불 없이 바뀌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들도 있겠지만 주변 환경이든 마음이든 분명 노란불의 순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이와의 만남과 아이의 미래가 녹색불로 향하기를 바라는 건 대다수 교사의 마음일 것이다.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 좋은 교사이고 싶은 마음, 내가 조금 더 좋은 사람이라고 느끼고 싶은 마음 등 마음에는 다양한 배경이 섞여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앞으로의 교직 생활, 아니 앞으로의 삶에서 꼭 기억하고 싶다. 도움을 주든 받든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마음의 준비가 되었을 때에야 녹색불이든 빨간불이든 건너갈 수 있다. 먼저 노란불을 만들려고 노력해야 한다. 노란불인지 아닌지 살펴야 한다. 나도 모르게 녹색불로 빨간불로 건너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마음의 준비가 된 순간이 될 때까지 내 생각대로 끼어들고 참견하면서 변화를 바라는 것은 단순한 내 욕심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변화를 기대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하고 싶은 걸 하자.
  아이를 위해서도, 학부모를 위해서도, 그리고 또 무엇보다 나와 그 아이의 친구들을 위해서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마음의 준비가 될 때까지 마음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욕심내지 마라. 무리하지 마라. 할 수 있는 만큼만. 걸을 수 있을만큼만 가까이 걷자. 걷도록 허용된 만큼만 가까이 다가가자. 그저 할 수 있는 건 같은 방향으로 걷는 것 정도이다. 고개를 돌려 도움 줄 이를 찾을 때 다가갈 수 있게 바라보고 있는 정도이다. 비 내릴 때 주워들 수 있게 주변에 우산을 두는 정도이다. 내 욕심에 취하지 말고 노란불을 기다리자. 마음의 준비를. 아이도 나도 도움을 받을, 도움을 줄 준비를.

  빨간불을 녹색불로 바꾸기 위해 녹색불과 노란불을 놓치는 실수는 이제 그만하자. 빨간불에게 실망하고 화내느라 녹색불과 노란불이 녹색불일 수 있는 에너지를 낭비하고 놓치지 말자. 교사가 할 수 있는 일은 노란불이 녹색불로 가는데 도움 되도록 바람 부는 정도라는걸. 꼭 기억하자.

  원서접수를 하느라 여러번 확인하고 말을 걸고 기다리고 기회를 준 것일 뿐 노란불이 되지 않았다해서 실망할 필요 없다. 굳이 어렵다, 한계가 있다는 말을 할 필요가 있었을까. 그게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거짓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게 정말 좋은 선택이었을까. 모를 일이지만 변화가 올지에 대해서는… 꼼꼼한 확인이나 최소한이라고 생각하는 ‘반응’도 굳이 기대할 필요 없겠다. 노란불이 아닌 빨간불에게 녹색불을 기대해봤자.

  노란불을 잘 보자. 내 마음을 뺏기지 말고 마음의 준비를 하자. 노란불에 뛰어들 준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