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차별, 너 누구냐?
국가인권위원회 사이트의 ‘인권교육 기본용어‘에는 ‘차별’과 관련된 용어를 소개하고 있다. 흔히 ‘차이’와 ‘차별’을 구분하여 사용한다. 차이는 다른 것, 차별은 차이에 불평등을 부여한 것으로. 인권교육 기본용어에 따르면 차별은 중립적인 용어라고 한다. 글자의 뜻을 살펴보면 ‘차이(差異)‘란 다르고 다른 것, ’차별(差別)‘이란 다른 것을 구별하는 것이다. 글자 자체의 뜻을 생각해보면 차이를 구별해서 대하는 것이 차별이다. 이렇게 보면 언뜻 괜찮은 용어 같기도 하다.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르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종교, 장애,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 지역, 출신 국가, 출신 민족, 용모 등 신체조건,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 형태 또는 가족 상황, 인종, 피부색,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형의 효력이 실효된 전과(前科) , 성적(性的)지향, 학력, 병력(病歷) 등 크게 19가지 요인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이에 따라 특정한 사람을 우대·배제·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라고 규정한다. 즉, 위의 19가지 요소를 포함하여 어떠한 원인에 의해서든 ‘합리적인 이유’가 없이 다르게 대한다면 그것은 ’불평등한 차별‘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위에 언급한 19가지 요소 이외에도 다양한 불평등 차별 요소들이 있겠으나 이 사회의 대표적인 불합리한 차별 요소들이 저것 들이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인식할 수 있겠다.
# 차별금지법, 당신에게 필요합니까(<창비주간논평 2021년 5월 4일>(미류.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인권운동가 미류의 글 <차별금지법, 당신에게 필요합니까>는 우리 사회가 차별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 말할 단계조차 되지 못했음을 뼈아프게 짚어낸다. 2020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차별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에서 차별이 심각하다는 응답(82.0%)와 지난 1년 동안 차별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27.2%)의 큰 차이에 대해 미류는 ‘차별’을 인정하거나 말하기 어려운 인식에서 원인을 찾는다. 또, 나도 언제든 차별의 대상이나 소수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는 응답(91.1%)에 비해 차별 받은 후 무대응했다는 응답(71.7%)을 통해 우리 사회의 인식과 행동간의 괴리가 꽤나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변화가 없거나 더 큰 차별을 우려하는 그 ‘무대응’에 대한 약속으로 차별금지법임을 강조하는 필자의 인식은 ‘인식’과 ‘행동’ 사이의 간격을 또 한 번 깨닫게 하며, 그 간격을 메꾸는 데 ‘법’이 한 몫할 수 있음을 외치고 있다.
#명명, 해방의 첫단계
리베카 솔닛은 <이것은 이름들의 전쟁이다>에서 이렇게 외친다.
명명은 해방의 첫단계다
‘호명만으로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호명은 분명 중요한 단계’임을 지적하며 ‘무언가를 정확한 이름으로 부르는 행위’를 ‘무대책, 무관심, 망각을 눈감아주는 것’ 뿐만 아니라 ‘회피하고, 심지어 장려하는 거짓말을 끊어내는’ 행위라고 강조한다. 시인 김춘수가 그 유명한 시 ’꽃‘에서 읖조렸듯 ’이름을 부르는 행위‘는 우리가 서로에게 다가가 ’꽃‘이 될 수 있는 시작점이 될 수 있으며 서로 외면하고 사회가 강요하는 거짓을 끊어내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사회의 차별은 언급하고 인지해도 내가 받는 차별은 언급하고 인지하기가 어려운 현실은 ’내가 움직일 필요‘에 꽤나 큰 열정과 용기를 요구한다. 차근차근 해나가자. 이름 부르기부터.
나, 지금 차별받고 있어. 너, 지금 차별받고 있어. 당신, 그거 차별이야.
# 그래서, 차별금지법이 필요해?
차별금지법에 대한 찬성 의견도, 반대 의견도 다양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차별금지법이 명명하는 대상에 대한 인식과 노력이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는 것이고, 그 명명법 중 하나가 차별금지법일 수 있다는 점이다.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지 않더라도 그에 대해 논의하고 명명을 위한 과정 자체가 우리 사회가 차별에 대항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그래서 우리는 차별금지법이 필요한가? 우리는 차별을 어떻게 대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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