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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 이야기/ㅅㅌㅅㅌ 이야기

[샘일기] [단어 모음] 기도(祈禱)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 빌고 또 빌다
  기도는 빌고 또 빈다는 의미이다. 사전적인 뜻은 분명 그러하다. 그런데 진정 ‘기도란 무엇인가’. 세상에 난 하나의 존재가 빌고 또 비는 행위의 대상이 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우리가 빌고 또 비는 것은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들 뿐일까. 그 행위는 얼마나 따뜻한 행위일까. 이것도 병이다. 어떤 것을 바라보면 답을 얻었다는 해소감이 아니라 연이어 터지는 의문의 폭탄에 휩싸이다니. 이 질문 지옥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빌어나 볼까 싶다가도 관대한 신의 은총을 입은 후에 또 다시 이 질문 지옥으로 스스로 걸어들어올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힌다. 인간으로서 나는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으리라는 숙명을 받아들이며 산다. 질문이라는 것은 그만큼이나 나에게 절실하고 중요하다.
  나의 기도 중 하나는 평생 질문을 놓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살다 가는 것이다. 빌고 또 빕니다. 내가 언제나 질문을 쥐고 살아갈 수 있게 해주소서. 보다 구체적인 기도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절대적 존재에게’ 비는 행위를 뜻한다. 혹은 신성력을 가진 존재에게도 기도를 올릴 수 있으리라.
  
# 한 존재를 위한 나의 기도
  한 존재가 자신의 존재 자체가 힘들어 목놓아 우는 심정은 어떤 것일까… 그 울음 앞에 어떤 것이 의미있는 빛을 발할 수 있을까. 꺼질듯말듯 간신히 불씨를 남겨둔 채 이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도한다. 왜 그런 것일까. 이걸 해결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와 같은 질문마저 빛을 발하기 어렵다.
  그저… 어떤 절대자가 있다면, 어떤 신성력을 가진 존재가 있다면 당신에게 기도하겠다. 당신의 신성한 힘으로 이 울음을 사그라들게 해달라고 빌지 않겠다. 당신의 신성한 힘으로 이 고통을 이겨내게 해달라고 빌지 않겠다. 그저 무사히 견뎌내고 신의 숨결을 느끼지 않고도 스스로의 삶을 일으키고 조금씩, 아주 조금씩이라도 설 수 있는 시간이 오기를 기도한다. 신성력이 있다면 그 힘을 그에게 주지 말고 스스로의 힘으로 이겨내도록 버틸 숨구멍 하나만이라도 남겨주기를. 그 하나만은 꼭 기억하기를.

보이지 않아도

# 교사의 기도
  짜잔. 하고 갑자기 회복되는 신성력보다 조금 너덜거리더라도 홀로 설 수 있는 상처와 인내, 그리고 힘을 얻기를 기도한다. 나는 그 앞에서 그저 가만히 기다릴 뿐이다. 그 앞에서 내 삶을 살아내는 모습으로. 당장 눈 앞에 보이지 않아도 저 안에 담긴 물로 갈망을 해소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살짝 얹어서. 내가 그렇게 교사로서 배움을 붙든 학생으로 살아낼 수 있도록 숨구멍 하나만은 언제나 열어주소서.
  그리고 작은 기도 하나만 더 드리리다. 울믐이 잦아든 자리에 든 편안한 숨결이 내게도 전달되는 위로 한자락 내려주기를.

# 괜찮은 한마디
  저녁 일기모임을 하면서 점차 상담으로 분위기가 바뀌던 중. 자기 차례가 되어(두 명 뿐이라 딱. 두 번째 순서인 친구 ㅎㅎㅎ) 말하기 시작한 친구가 고민을 꺼내기 전 잠시 멈칫하더니 한마디 붙인다.
  “ㅅㅌ 괜찮아요?”
  이미 일상 생활에서 다른 친구들이 고민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 내게 부담이 될까 걱정이 깃들었나보다. 아니면 힘들어보였던 걸까. 아이들이 있는 곳에 가면 아이들이 말을 걸어온다. 흔히 겪는 일이지만 대화를 하고 있어도 다른 말들이 대화를 뚫고 들어온다. 학생과 말하고 있을 때는 물론이고 교사들끼리 말하고 있을 때도 비일비재한 상황. 길잡이실(이곳에서는 교사를 길잡이, 교무실을 길잡이실이라 부른다)에 있다가 아이들이 모여있는 곳에 가면 매일 이런 상황이다. 교직에 들어온 이래 이런 상황에 따라 어떻게 행동할지 반드시 이야기를 해 왔지만… 요즘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게 뭐 중요하랴. 말하며 풀기라도 하는게 어디야. 결국 목소리가 작거나 조금 더 기다리는 친구가 은근슬쩍 자리를 뜨는 것으로 끝난다. 미안함이 마음을 쓸고 지나가지만 어쩔 수가 없다. 누구를 위하여 내 귀는 열리나. 물론 모두다. 그러니… 조금 차례차레 말해주면… 시간이 부족하겠지? 그리고 진짜 지치고 힘들기 전에 내 마음도 잘 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