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밤길에 서서
아직 갈 길은 멀기만 한데 흐린 하늘을 바라본다
별은 구름에 가리운 듯 허나 그 빛이 사라질까
우리 맞이할 새 세상은 오늘 우리의 싸움에 달렸다던
너는 지금 어느 밤길에 서서 굵은 비를 맞고 있나
누가 싸움을 끝났다 하는가 저 도도한 역사 앞에
자주 민주 통일을 위해 청춘을 바치자
# 5주간의 조각 메시지
마지막 즈음 한두명이 줄기는 했지만 13명에게 매일 달리 보내는 딱 5주간의 데일리 조각 메시지를 끝냈다.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조각을 계속 해나가는 듯한 모습과 증상에 걱정이 되어 시작한 일이었다. 만취해서 들어온 날에도 다음 날 아침은 어려울 것 같아 예약메시지를 걸어놓고 잤던 것을 생각해보면 나에게는 꽤나 절박하기도 하고 이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이 꽤 큰가 싶다. 아침에 자기를 위해 조각하는 말 해주기. 6월 3일 지방선거날에는 각각 한 페이지 정도씩 편지의 편지로 대신했다. 6.2 저녁에 시작해 6.3 저녁에 끝난 하루의 일정. 단톡방에 올린 날을 포함해 대략 400여개의 다른 메시지들.
다음 주 부터는 아침 5분 명상을 하려고 한다. 스스로 생각해 조각하는 것이 가장 좋겠으나 계속 희망하는 사람은 구독과 좋아요를 하라했다. 5명의 구독과 좋아요, 슬프다는 1명의 회신이 남았다. 그리고… 끝까지 사라지지 않는 1의 방, 5주동안 그 어떤 반응도 없는 방, 조각메시지 종료에 대한 6명의 무반응도 함께 남았다. 매일같이 얼굴을 마주하고 일반 학교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친구들이다.
# 일기모임의 저녁 식사
그와 함께 개인 차가 있지만 몇 주전부터 희망하는 아이들과 일기모임을 시작했다. 각각 2명, 3명과 함께 하는 일기모임. 한 모임은 일기를 거의 쓰지 않고 한 모임은 열심히 쓰고 공유하는 2명과 띄엄띄엄 쓰는 1명이 있다. 그제 가볍게 끝내려던 모임은 저녁 식사 후 9시 반이 거의 다 되어 끝났다. 연이어 오늘 시작된 일기모임. 학교에서 지원하는 식사비는 1인당 9000원. 메뉴는 포케. 당연히 기준액을 넘어서는 식사비에 당연스럽게 결제가 넘어오며 학교가 사준다는 멘트가 뒤따른다. 그리고 앉은 식사자리. 띠로링(실제 소리는 없지만) 3개의 화면이 켜진다. 몇 번인가 말을 걸어보지만 적막이다. 누군가 갤러리에 남아있던 재미난 설문을 찾아돌려가며 해보고 이어지는 대화.
# 막막(寞寞)
하루에 몇 시간씩 수업을 뛰쳐나온 아이, 점심 시간에 다가오는 아이, 방과 후 집에 가지 못하는 아이, 올라오는 톡방의 일기나 힘들다는 메시지. 하루에 몇 시간씩 아이들을 둘러본다. 자기 전까지 떠올리고 깨어나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생각. 그리고 어제 점심시간. 이런저런 사건 후에 결국 아무도 없는 집에 엄마를 불러들이고 최대한 시간을 끌어가며 집에 태워다 주고 왔다.
조용히 떠 있는 스마트폰의 화면에 寞寞해진다.
# 막막(漠漠)
마음을 들여다보자고 일기를 쓰고 매일 올리면서 나누고 금요일 저녁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려는 일기모임의 저녁 식사. 고기를 먹지 않는 친구를 빤히 알면서 샤브샤브를 먹으러 가고 싶다는 아이들.(그 둘은 어제도 샤브샤브를 먹었다) 그리고 고기를 먹지 않는 그 아이는 샤브샤브를 먹으니 집에 간다고 한다. 그리고 일기를 공유하지도, 일기장을 가져오지도 않았다.
상담을 한번씩 해야할 것 같다는 말이 수차례. 멈춰있는 반응. 상담을 잡겠다 통보하고 잡은 상담 일정. 임장 길잡이 없는 무수히 많은 일정이 무색하게 7월은 아이들이 활동하기 때문에 길잡이가 빠져있을 수 없다며 상담을 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온다. 이틀 연속 이어지는 일정에 힘들어서 어쩌냐는 말이 허공에 흩어진다. 2월에 학부모들을 모두 불러 상담을 한다 해서 소속도 아닌 내가 이틀을 출근해서 하루종일 학부모 상담 자리에 앉아있었다. 아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서 그룹별로 담당 길잡이들이 아이들을 관리하고 학부모 상담 및 소통을 한다고 했다. 이번에 상담을 잡은 아이도, 길잡이들끼리 있을 때 오르내리는 많은 아이들이 내가 속하지 않은 그룹이다.
‘나’를 벗어난 맥락에 그다지도 무관심한 마음과 행동에 漠漠해진다.

# 허나 그 빛이 사라질까
나는 지금 어느 밤길에 서서 굵은 비를 맞고 있나. 작년의 굵디 굵은 비를 맞지 않았다면 지금 나는 더 寞寞하고 漠漠했을까.
그리고, 나는 오늘부터 향후 10년 프로젝트의 막막한 장정에 들어선다. 동지의 영도아래 시작은 너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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