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쁨 전에 지침
학기말을 맞이한다는 것은 방학을 코 앞에 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쁘지!! 그런데 그 전에 지쳐있는 심신과 눈 앞에 산적한 많은 일들에 눈이 어지럽다.
기쁨 전에- 지침이 오는 건~ 당연스런 증상이야-
부정하지 말고- 받아들여라- 그래야만 방학이 온단다아-
그런데 참… 이상하다. 밤낮으로 아이들과 톡을 하고 예정에 없던 상담이 시도때도 없이 일어나고, 아예 교무실이 아니라 별실에 자리를 잡고 언제든 아이들이 와도 문제없도록 생활하는데 지친다는 마음보다는 익숙한 느낌 뿐이다. 그냥 숨쉴 때 보이지 않아도 주변에 공기가 퍼져있듯이 늘상 거기 있는 느낌. 자연스러움. 그래 그거다. 공기가 주변에 있는게 지치는 일은 아닐테니.
# 학교에 가는 이유
요즘은 학교에 가는게 아니라 아이들을 만나러 가는 것 같은 느낌으로 사는 것 같다. 굳이 집이고 학교고, 수업이고 아니고를 구분하지 않는다. 10년 연구 프로젝트도 결국 좋은 사람이 되고 깊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시작한 것이고, 진짜 중단하지 않고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다. 이런 마음이 어디서 오는걸까. 가까이 있는 종이에는 초점도 잘 안 잡혀서 집중도 잘 안되는고만. 출장 후 집에 와서 <심리학 입문>을 열심히 보고는 주말 내내 매달려 만든 공부공책에 고작 몇 개의 단어를 썼을 뿐이다. 공부의 의미가 있어서일까 재미마저 든다. 의미가 생겨나는 듯한 느낌이다. 지금 내가 하는 공부가 그저 공부가 아닌 삶이 되고, 교직 인생이 되고, 진로가 되어감을 느낀다. 아이의 출산 예정일을 앞두고 나라는 사람 자체가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던 그 때. 그래 그 때의 심정과 비슷한 것 같다. 교직 인생 2막을 시작한다는 생각이 어느 새 현실이 되어가는 듯하다.
그래 나는 아이들을 만나러 학교에 간다.
즐겁다. 이 아이들이 뭐라도 노력하고, 뭐라도 얻어내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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